2011. 10. 2. 09:22

10월1일 프리미어 리그에서 치러진 경기에서 맨유는 노리치를 만나 힘겨운 승리를 기록하였습니다. 스코어상으로는 2:0이라 맨유가 수월하게 경기를 풀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경기내용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정확히 후반 긱스가 투입하기 전까지만 해도 맨유는 노리치의 철벽 수비 앞에 어떻게 게임을 풀어가야 할지 고민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우선 이 경기의 선발을 보자면 치차리토-루니,박지성-안데르송-플레처-나니,에브라-에반스-존스-발렌시아가 출전하였습니다. 박지성 선수는 오랜만에 선발로 나왔고 발랜시아가 윙빽에 기용된 것이 약간은 특이사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 선수를 투입시킨 이유는 노리치의 철벽방어를 분산시키기 위한 전략이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박지성 선수는 어느 때보다도 좌측 끝에 있으면서 공간을 넓혔고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던가 공간침투로 수비수를 유인한다든지 동료와 연계플레이 등 수비 밸런스를 깨트리고자 많은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효과적으로 전개되지는 않았습니다. 노리치의 수비 밸런스가 매우 좋았고 공간을 창출해도 다른 선수가 커버를 해주는 등 밸런스 측면에서 너무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문제는 반대쪽에 있는 나니 선수와 미드필더 안데르송인데 나니가 자랑하는 특유의 재치는 보이지 않았고 볼을 질질 끄는 등 템포만 죽였으며 오늘따라 잦은 패스미스 및 창의적인 패스를 하지 못한 안데르송도 경기상황을 더 악화시켰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맨유는 제대로 된 공격을 풀어가지 못했고 노리치의 역습에 실점위기가 많았던 불안한 전반전 모습이었습니다.

맨유의 반전은 후반전부터 시작했습니다. 박지성 선수는 중앙으로 이동했고 긱스 웰백 투입으로 퍼거슨은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노련한 긱스는 좌측 윙에 배치되어 치명적인 크로스를 올리는 등 노리치가 조금씩 흔들렸고 템포만 죽이던 나니가 나가니 템포가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박지성 선수의 공간침투와 패스를 받아주고 패스를 뿌려주는 역할을 하는 등 팀 활기가 살아나면서 기회가 찾아왔죠.

첫번째골은 긱스가 투입되자마자 얼마 지나지 않아서 생겼습니다. 긱스의 플레이에 코너킥 기회가 찾아왔고 루니의 헤딩패스를 받은 안데르송이 헤딩슛으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두번째 골은 당연히 압도적이었는데 박지성이 시작해서 박지성의 끝낸 골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중앙에서 우측 끝으로 온 박지성은 발렌시아에게 패스를 줬고 발렌시아는 웰백에게 패스를 줬습니다. 그 즉시 박지성은 빈 공간으로 뛰어들어갔고 웰백의 패스를 받은 박지성은 키퍼와의 1:1 찬스에서 슈팅이 아닌 패스를 선택했습니다.

욕심부려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지만 허를 찌르는 패스에 키퍼는 당황했고 쇄도하는 웰빽이 깔끔하게 마무리했습니다. 만약 웰백이 쇄도하지 않았어도 박지성의 패스 루트에 긱스가 있었고 긱스가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는 것이 더욱 감탄스러웠습니다. 골보다도 더 빛났던 순간이었고 키퍼를 무용지물로 만들었던 패스와 살짝 발을 뻗어 골을 기록한 웰빽까지 팀플레이어의 전형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이경기에서 박지성 선수는 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이보다도 팀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들이 너무 인상적이였습니다. 노리치의 거대한 수비력앞에 다양한 팀플레이로 우승을 이끌었고 상황에 따른 전략적 창의적인 움직임, 공간창출 능력, 수비력, 흐름을 끊지 않는 안정된 패스 및 플레이, 상황에 따른 포지션 변경 등 박지성 선수가 왜 롤모델로 부각되는지 보여준 전형적인 경기였다고 보여집니다.

사진출처 : 맨유 공식홈페이지

Posted by 카이사르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