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 대 바르셀로나의 경기나 치러졌습니다. 이번 경기는 시즌 개막을 알리는 슈퍼컵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경기를 보면서 이게 바르셀로나가 맞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바르셀로나가 주력으로 삼는 패스플레이와 전방위적 압박이 전혀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레알 마드리드가 바르셀로나가 대등해졌다. 그리고 레알마드리드가 바르셀로나 해법을 찾았다 하며 이야기가 나오는데 제가 볼 때에는 바르셀로나가 너무 못했고 그리고 바르셀로나의 해법은 이미 나왔었습니다. 즉, 레알마드리드가 이날 경기는 잘했으나 그것을 칭찬하지 못할 만큼 바르셀로나가 너무 경기력이 좋지 않았고, 바르셀로나 해법은 이미 지난 시즌만 봐도 나왔지만, 전체적인 개인 기량이 너무 차이가 났기 때문에 그 해법마저도 무용지물이었습니다.
레알마드리드가 이날 제시한 바르셀로나 공약법은 전방압박과 빠르고 선 굵은 공격이었습니다. 선 굵은 축구 스타일은 원래 레알이 추구하는 스타일이라 별다르다고 할 수 없고 전방압박은 지난 챔피언스리그의 후방수비와 많이 다른데 이미 레알은 지난시즌 초 엘클라코 경기에서 그러한 것을 시도했다가 5:0으로 대패하였습니다.
그런데도 다시 이 전술을 들고나왔다는 것에 깜짝 놀랐는데 무니뉴감독이 정말 마음 단단히 먹고나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런 우려와 다르게 오늘 바르셀로나의 경기력 자체가 나빴기 때문에 그런 전술이 먹혔습니다. 바르셀로나는 특유의 패스플레이가 나오지 않았고 공격수는 고립되었으며 그들이 자랑하는 점유율도 밀리는 치욕스러운 모습도 보였습니다.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는데 레알이 자랑하는 선굵고 시원시원한 공격들이 나오면서 바르셀로나를 위축시켰습니다. 거기다가 그동안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제대로 써먹지 못했던 팀플레이 공격도 살아났습니다. 바르셀로나는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하면서 위기를 자초했는데 전문 중앙 수비수가 아닌 마스체라노와 아비달은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수를 제대로 방어하지 못해 첫 번째 골을 내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바로셀로나는 역시 외계에서 온 팀이었습니다. 사실 바르셀로나가 특유의 패스플레이로 골을 만들어 내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 선수들의 개인 기량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입니다. 세밀한 볼 터치와 부드러운 드리블 그리고 패스는 기본기 중의 기본기지만 바르셀로나 선수들만큼 뛰어난 선수는 없고 그런 기본기를 바탕으로 팀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더 빛나 보이는 것입니다.
오늘 바르셀로나의 팀플레이와 컨디션은 최악이었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레알은 그들을 막는 것도 반칙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간간히 나오는 개인기는 화려한 플레이를 자처하는 레알은 압도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비야의 골도 혼자 해결한 골이었는데 우측으로 한번 젖히고 차더니 그대로 골로 들어가는 엄청난 모습이었습니다. 메시의 골도 왜 그가 최고의 선수인지 보여주는 골이었는데 순식간에 3명을 제쳤고 키퍼와 1:1찬스에서 가볍게 차 넣으면서 역전하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 레알마드리드는 부진한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파상공세를 펼쳤는데 여러 가지로 운도 따랐지만, 극적으로 막아낸 수비력이 있었기에 1골을 만회하는데 그쳤습니다. 만약 그 슛들이 들어갔다면 5:2 이상 벌어졌어도 이상하지 않을 따름이었습니다. 그러나 레알은 1골밖에 넣지 못했고 무승부를 기록하는 데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경기를 보면서 레알마드리드의 경기력에 박수를 칠 수밖에 없었지만, 그것보다도 최악의 컨디션과 조직력을 보인 바르셀로나임에도 개인 기량만으로 2골이나 넣는 모습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바르셀로나가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하지도 않았는데 어쩌면 체력관리를 위해 과르디올라가 그런 전술을 선택하지 않았나 생각하기도 합니다.
즉, 바르셀로나가 지금까지 보여준 엄청난 전방 압박과 선수들과 연계된 움직임을 전혀 볼 수가 없었다는 것인데 이상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바르셀로나의 움직임은 정체돼 있었습니다. 거기다가 컨디션도 바닥이며, 베스트 맴버도 아닌데 이런 것들을 고려하면 레알의 무승부는 희망적인 메시지보다 치욕적인 무승부에 가깝다고 생각됩니다.
레알마드리드가 분명 향상된 모습과 가능성을 보였지만 이 전술도 후반전에 정상적으로 경기를 할 수 없을 만큼 체력이 소진된다는 단점이 있으며, 이는 맨유 대 바르샤 챔스 경기에서도 그대로 들어 납니다. 바르셀로나의 압박은 점유율축구로 체력을 비축했기에 가능했던 것이지 레알도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후반에 엄청난 위기가 찾아 올지도 모른다고 여겨집니다.
이 경기에서 바르셀로나가 후반전에 주력 선수를 교체출전시켰는데 이는 2차전을 위해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계산된 행동이며, 이것도 나름 타이틀이 걸린 만큼 2차전에는 바르셀로나가 어떠한 방식으로든 승부를 보기 위한 초석이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리고 바르셀로나가 너무 부진했기 때문에 이 경기로 두팀을 평가하기에 이르다고 생각되며, 앞으로의 경기에서 그리고 동등한 입장에서 진짜 평가를 해봐야 할 것으로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