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19. 20:22

요즘 축구팬들은 아시안컵 기간이라 그런지 한국축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박지성, 이청용, 기성용 선수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는데 간혹 잘 듣지도 보지도 못한 손흥민 선수를 칭찬하여 누구인가 하는 의문점이 들었습니다.

18일 밤에 하는 인도전을 통해 확인해봐야겠다 생각하고 기대를 품고 응원하면서 축구를 보았습니다. 미리 결과를 말하자면 어제 조광래 감독님의 축구는 일방적인 경기였습니다.

C조 마지막 경기 상대는 인도였는데 역시 약체팀답게 수비에서 많은 허점을 노출했습니다. 경기는 한국이 지배했고 지동원의 2골과 구자철1골, 손흥민의 1골로 4-1로 승리하였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한국은 조별 예선 2승 1무가 되었고 골 득실에서 뒤진 호주에 이어 2위로 8강에 진출하였습니다.

지동원 선수나 구자철 선수는 굉장한 활약을 보여 줬는데 그보다도 저는 손흥민 선수에 관심이 더 갔습니다. 많은 사람은 손흥민 선수보고 한국축구의 미래라며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기 때문에 손흥민 선수가 언제 나오려나? 하며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손흥민 선수는 후반 기성용 선수를 대신하여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박지성 선수가 중앙으로 이동하여 돌파보다 양질의 패스 공급에 주력했고 손흥민 선수는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와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골 찬스를 노리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라운드에 나타나자마자 저는 손흥민 선수의 무한한 잠재력을 보았습니다. 많은 유망주를 보면 기술과 기량이 좋아도 개인플레이에 주력하거나 슛할지 패스를 할지 지체하는 순간판단력이 미흡한 모습을 자주 보였던 거와 다르게 손흥민 선수는 노련한 선수같이 팀플레이에 주력하며 빠른 판단력으로 적절한 기회를 살리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일반선수와 월드클래스와의 가장 큰 차이라고 보는 공이 없는 상태에서 빈 곳을 찾아 들어가는 움직임을 박지성에 이어 손흥민 선수에게도 그러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른 선수들을 비좁은 공간을 파고들 생각밖에 안 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손흥민 선수는 오프사이드 트랙에 맞춰 왼쪽 빈 공간에서 자주 손을 들어 상대 수비수와 패스를 유도했고 기회가 있을 시 중앙으로 이동하여 골 기회를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손흥민은 투입되자마자 볼을 많이 만질 수 있었고 경기감각을 조율할 수 있었습니다. 후반 16분에 박지성의 패스를 받아 왼쪽에서 강력한 슛팅을 키퍼의 선방에 막혀 기회가 무산되는 아쉬운 장면이 있었고 또 3분뒤 이청용 선수의 크로스를 받아 바로 강력한 슛팅 하였으나 골포트에 맞는 불운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장면들은 손흥민 선수의 적절한 위치선정 능력이 있었기 때문에 나오지 않았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그런 기회를 살리지 못했어도 항상 웃는 모습은 정말 이 선수 축구를 즐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옛날 호나우딩요의 전성기 때 언제나 웃으며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재치를 보여줬던 것이 생각나며 이 웃음 절대 잃지 말아야 할 텐데 라는 걱정도 들었습니다.

후반 36분에 구자철의 패스가 들어가는 순간 저는 큰 감탄을 했습니다. 한국축구가 이러한 패스를 유도하는 위치선정이 뛰어난 선수가 있었다는 것과 패스를 안정적으로 볼을 컨트롤 하는 선수, 그리고 이러한 킬 패스를 구사하는 선수가 있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는 순간 손흥민 선수에 지체없는 강력한 왼발 슛이 나왔습니다.

그 슈팅은 프리미어 리그의 루니와 같이 강력하고 예리하게 들어갔습니다. 매번 한국경기를 볼 때마다 허무한 골이나 허무한 슈팅들을 자주 봐 왔지만, 그와 다르게 통쾌한 슈팅은 보는 순간 이 선수 지금보다 미래가 기대된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귀여운 하트 세리머니 작렬하며 필자를 쓰러트리는 놀라운 장면도 연출되었습니다. 

경기를 보면서 무엇보다도 손흥민 선수의 움직임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는 것과 결정적인 순간에서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마무리 짓는 그의 능력은 한국축구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유형의 선수가 나타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인도전의 경기와 같이 앞으로 조광래 감독님의 특급 조커로 활용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며 지금과 같은 환상적인 마무리를 보여준다면 머지않아 한국축구의 진정한 미친 존재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고 함부르크 클럽팀에 같이 있는 전설적인 선수인 반 니스텔루이 에게 축구를 잘 배워 한국축구에 희망이 되는 선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Posted by 카이사르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