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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 박주영 영입은 마케팅적 목적이 아니다.

카이사르l 2011. 8. 28. 09:40

박주영 이적소식을 접하고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릴 이적이 확실시되었고 조금이라도 의심을 하지도 않았게 때문입니다. 또한, 이런 말씀을 드리기 죄송스럽지만, 병역문제만으로도 어떠한 팀 이적도 어렵게 봤습니다.

그래서 릴 이적도 굉장히 잘 됐다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아스날 이적이라니 정말 깜짝 놀랄 일이고 너무 기분이 좋군요. 아직 많은 소식이 들어오지 않아 확정 지을 수는 없지만, 분위기상으로는 거의 확정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여러가지 이유를 들먹이며 마케팅적 영입이라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맞지도 않으며 개인적으론 박주영이라면 아스날이 하고자 하는 축구에 매우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박주영 선수는 기량보다도 축구 센스와 지능은 너무나도 뛰어나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 센스는 혼자 발휘해봤자 힘을 발휘할 수 없고 동료 선수들이 도와줘야 하는데 사실 박주영의 그런 능력에 비해서 지금까지 뒤따라주는 선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센스를 발휘하고 싶어도 동료들이 그렇게 움직여주지 못하고 또한 본인에게도 양질의 패스가 오지 않는 상황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대로 발휘하지 못했죠. 그나마 몇 년간 대표팀에서 박지성-이청용-기성용 같은 선수들이 있었기에 어느정도 활약을 했다 했지만, 전술상으로는 참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아스날은 아름다운 축구를 지향하며 그런 축구를 보여주고자 매우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창조성도 많이 강조되고 있으며, 동료 선수들의 양질의 패스와 다양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데 축구센스와 지능이 뛰어난 박주영 선수에게 최적의 팀이지 않나 생각됩니다.

박주영 선수 본인도 그런 스타일에 부합되고 많은 활동량과 더불어 동료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함으로 뱅거 감독의 지도를 받는다면 지금까지 발휘하지 못했던 기량을 발휘할 것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도 지금 주전으로 뛰는 반페르시 보다도 더 뛰어난 센스와 지능을 가졌다고 보는데 뱅거감독의 구상이 알 수 없어 확신을 하고 언급할 수 없으나 박주영 선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과거 앙리나 베르캄프 시절의 전술로 돌아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박주영 선수가 그만큼 재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될 것입니다. 명문클럽이 병역문제라는 리스크를 가지고 영입했다는 것은 그만큼 기대를 하고 있다는 것임은 틀림없습니다. 아무리 이적료가 저렴하고 마케팅적인 효과가 있다고 해도 뱅거감독이 그렇게 선수를 영입하지는 않습니다.

분명 기량이 뛰어나다고 보고 영입하는 것이며 병역문제를 앉고도 세컨맴버로도 최소한 활용할 가치가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영입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만큼 무엇인가 보여주지 못한다면 병역문제 때문이라도 몇 년 안에 그 팀을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뱅거감독이 최고의 선수를 영입하기 어렵다고 말한 만큼 죄송스럽지만, 박주영 선수는 차선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물론 병역문제만 아니었다면 이런 이적은 당연한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지금 병역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뱅거감독의 영입은 아스날에게 리스크가 많습니다. 그리고 팬들의 기대가 높은 이 시점에서 이런 영입은 많은 부작용을 양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뱅거 감독이 박주영 선수를 원한 이유는 위에 설명한 바와 같이 이 선수를 활용할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뱅거 감독은 한국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고 관심도 있다고 발언을 했는데 그때마다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하면서 감독의 지시에 잘 따른다고 칭찬하였습니다. 대표적으로 박지성을 많이 언급했는데 이런 발언을 봐도 뱅거 감독은 뛰어난 정신력을 소유한 선수를 그토록 원하지 않았나 생각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