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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맨유에게 패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카이사르l 2011. 7. 31. 11:47

맨유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스코어로 2:1이며, 경기 내용도 굉장히 유익하고 재미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승리는 맨유에게 유쾌하지 못했다고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바르셀로나의 맴버가 베스트맴버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맨유의 맴버도 베스트맴버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는 그보다 더 그러했고 특히 중책을 맡고 있는 사비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승패는 이미 결정된 거나 다름없어 보였습니다.

이 경기에서는 사비의 역할을 이니에스타가 맡고 이니에스타의 역할을 티아고 선수가 맡았습니다. 이니에스타 선수의 볼 배급 능력과 탬포 조절은 분명히 뛰어났으나 좌우로 크게 흔들어주는 패스나 후방에서 전방으로 찔러주는 스루패스는 사비보다 못했습니다. 그래서 맨유의 수비라인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고 양질의 패스를 받지 못하는 공격수들은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티아고 선수는 이니에스타의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면서 공격진에 활력을 불어 넣지 못했습니다. 기존 이니에스타의 역할은 섬세한 드리블로 치고 들어가면서 전방에 직접 찔러주는 공격형 미드필더인데 티아고는 그러한 역할을 맡기에는 아직 부족해 보였고 공격의 역동성이 사라진 바르셀로나는 정체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원동력이 사라진 바르셀로나는 공격력이 제대로 나올 수 없었고 무리한 침투 패스와 드리블돌파로 맨유에게 오히려 역습기회를 주는 역효과를 냈습니다.

그리고 두 선수에게 직접적으로 볼을 공급하고 상대 공격을 끊는 케이타 선수는 맨유의 안데르송과 클레버리 선수를 제대로 압도하지 못했기에 맨유의 역습을 제대로 차단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이 부분에서 사비의 부재가 굉장히 아쉬운데 사비는 수비형 미드필더도 봐왔던 선수이니만큼 압박을 굉장히 잘하는 선수입니다. 오늘 경기에서 티아고 선수는 그러한 부분이 아쉬웠기 때문에 맨유가 경기를 리드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바르셀로나 수비진에 문제가 있었는데 수비수들이 수비 전문요원들이 아니라 맨유의 역습에 흔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기에 괜찮은 수비를 보였지만 피케의 부재가 매우 크게 느껴졌고 도스 산토스와 혹은 아비달이 나니를 효과적으로 저지하지 못하면서 패배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런 전체적인 흐름을 보았을 때 바르셀로나의 강력한 전방 압박에 문제가 있었고 맨유는 생각보다 수월하게 공격을 전개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 왜 바르셀로나의 점유율이 이렇게 높냐? 라고 말할 수 있지만, 바르셀로나의 점유율은 뒷공간에서 패스를 계속 돌렸기에 그런 수치가 나온 것뿐이지 아무 의미 없는 수치였습니다.

그리고 맨유의 전술도 굉장히 수비적으로 나왔고 후방에서 지역방어를 하면서 하프 이상으로 들어오는 선수들에게 압박하였기 때문에 공간이 날 틈도 없었고 공격수들은 박스안에 갇혀 움직일 틈도 없었습니다. 이런 답답한 상황에서 언제나 사비나 이니에스타가 해결해 줬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침투패스가 제대로 나오지 못했기에 제대로 된 공격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메시의 부재인데 특히 이러한 상황에서는 그 선수의 능력이 아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메시가 칭찬을 받는 이유가 드리블 능력이기는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전방에서 후방으로 내려오는 등의 많은 움직임으로 수비수들을 교란시키고 옆 동료 선수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것입니다.

비야가 오랜만에 최전방으로 뛰었지만 그러한 부분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맨유의 수비력 앞에 고립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몇 차례 공을 잡았어도 그 선수를 도와줄 선수가 없었기에 제대로 공격을 풀어 갈 수 없었습니다. 사실 사비와 이니에스타가 제 포지션에서 뛰기만 했어도 이러한 것은 해결될 부분이었으나 그렇지 못했고 메시의 부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이유도 사비와 이니에스타의 지원이 바르셀로나의 힘의 원천이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바르셀로나의 포맷은 비슷 했지만, 그 포맷에 맞는 선수들이 뛰지 못해 톱니가 조금씩 어긋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물론, 바르셀로나가 경기력을 끌어올리지 못한 면도 감안해야죠. 그래서 볼 점유율을 높았어도 최전방에 활력을 불어 넣지 못하는 미미한 공격밖에 할 수가 없었습니다. 수비력 부재도 한 몫 했지만 바르셀로나의 공격력이 제대로 살아나지 못했기에 맨유를 심리적으로 압박할 수 없었고 자신감 붙은 맨유는 경기를 리드할 수밖에 없는 경기였습니다.